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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10/07/15
세 번째 수필집 ‘그리고 소중한 기억들’ 출간한 작가 김영교 권사
"창조주에 대한 경외심, 그리고 헌신적이고 완전한 사랑을 이야기하다”
김영교 권사

김영교 권사의 세 번째 수필집 <그리고, 소중한 기억들>이 서울문학출판부에서 출간되었다.

삶과 글쓰기의 결합을 통해서 자신과 세계의 완성을 모색하는 작가 김영교 권사의 작품세계는 일상에의 천착, 삶을 향한 끊임없는 반성과 존재론적인 초월에의 꿈에서 비롯된다. 이국땅에서 여성으로 겪는 삶의 파편들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창조주에 대한 경외심과 헌신적이고 완전한 사랑을 이야기 하고 있다.

경남 통영 출신으로 서울사대부고와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암을 극복하고 시 창작을 시작했다. 그 동안 우슬초 찬가 등 7권의 시집을 발간했고 수필집은 ‘소리 지르는 돌’(2000년), ‘길 위에서’(2006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그동안 제8회 가산문학상, 제5회 해외문학상, 제10회 이화문학상, 제35회 노산문학상, 제20회 미주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사우스베이 평생대학 시 창작교실을 지도하고 있고 가디나 글사랑 창작교실을 지도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수필집에는 ‘사과나무 과외공부’, ‘호스피스 풍경’, ‘늙지 않는 눈물’ 등 50여 편의 주옥같은 수필들이 수록되어 있다.

양왕용 교수(시인, 부산대 명예교수)는 “김영교의 시작행위는 신앙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통합된 것이며 신앙시집이라고 밝히지 않은 시집에서도 무의식적인 신앙시, 달리 말하면 기독교적 세계관이 형상화된 작품들이 많았다”고 말하고 있다.

양 교수는 “김영교는 삶을 슬플 때와 외로울 때, 아플 때와 번민할 때 보다 행복한 순간들이 많았다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살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 사람이 옷이라니깐>에서는 자기 자신의 옷 입는 습관에 대하여 자세하고 깊은 사유를 하고 있다. 끝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신앙고백을 하는 점은 일상과 연결된 원숙한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의 태도를 엿 볼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삶에 대한 의지력은 두 번의 암을 그의 몸에서 물리쳤다. 그리고 신앙에서 나오는 천국에의 소망이 슬픔도 고통도 이기게 한 것이라 생각한다. 김영교의 행복한 글쓰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김영교 권사 연락처 (310)920-2285

 

 "그 사람이 옷이라니깐"

살이 없는 나는 옷을 많이 껴입는 편이다. 긴 소매 옷을 즐겨 입는다. 늘 목이 시린 까닭에 스카프로 목을 감싼다. 그래서 멋을 부리며 유행을 좇는 쪽으로 나를 보는 사람이 꽤 있다. 트렌드를 따르고 계절을 타던 감각이 어느 틈에 편한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내 몸무게를 받혀입는 신발도 굽이 낮고 편한 쪽을 선택하는 걸 보니 이제는 아름다움은 뒷전이다. 체온조절이라는 기본 생리현상을 우선으로 여기고 자연스럽게 입고 신는다.

일단 사람은 머리카락을 제외하면 다른 동물에 비해 거의 털이 없는 편이기 때문에 맨 몸으로 열 손실을 피할 수가 없다. 나는 목부터 감싸서 어느 정도는 막는다. 얇은 옷 여러 벌을 껴입기도 하고 겨울철에는 두꺼운 방한복이나 가벼운 오리털 파카로 보온 내지 체온을 유지하는 옷의 기능을 고맙게 여기는 저체온의 체질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만져지지 않는 옷이 있다. 내게 입혀진 내 자리라는 지금의 ‘옷’이 있어 살피게 된다. 가정에서는 아내라는 자리에서 시작하여 엄마의 자리와 하나님을 믿고부터 내 담당이 모든 나의 ‘옷’들이 되었다. 나를 일으켜 세우고 나의 삶을 간섭하는 큰 손이 직조한 옷을 입게 되었다는 말이다. 베틀에 앉은 그 손길과 그 솜씨를 신뢰하게 되었다.

겨울동안 여러번 장례식에 참석했다. 조의를 표하는 검정색깔의 옷을 입고 참석하면 어느 덧 관속에 누워있는 망자와 정갈한 망자의 수의에 고개가 숙여진다. 엄숙한 분위기, 떠남과 남겨짐에 대해 생각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는 옷, 보이지 않는 옷, 훌훌 다 벗어놓고 마지막 단 한 벌 옷, 그것만으로도 족한 것을 남의 주검을 내가 목격함으로 우리는 배우게 된다.

앓고 나서 밝은 계통의 옷 입기가 처음엔 좀 튄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봄이다. 한결 활기에 찬 스스로가 젊어진 기분이 든다. 내가 밝은 색깔을 입고 외출하면 주변 사람들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꽃들도 온통 화려한 색깔을 입고 최선을 다해 환하게 피워내 인간을 행복하게 해 준다.

어둡던 투병의 병상을 털고 일어나 입은 밝은 계통의 옷은 새로운 날개를 달아주었다. 바로 자유의 창공을 향해 날아오르는 사고의 전환이었다. 예감이 좋았다. 기분이 좋았다. 눈에 보이거나 마음에 보이거나 마음은 두려움을 박차고 회복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설사 지금 내가 남편보다 먼저 떠난다 해도 감사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만큼 살았다는 것 자체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웃은 오늘 내가 살아온 햇수만큼 살고 싶어 했지만 떠났다. 또 내게는 당연하게 다가온 오늘이지만 이 오늘은 고통가운데서도 살고 싶었던 누군가의 내일이기도 한 것이다.

첫 번째 암투병 후 줄곧 나는 덤으로 산다는 생각뿐이었다. 생명이 오늘까지 연장됨에 따르는 감사가 시시각각 출렁댔다. 아들 둘이 아직 미혼인 그때는 엄마로서의 책임과 양육으로 인해 일찍 떠나는 것이 두려웠다. 암으로 죽은 시어머니 부재의 집안에 홀시아버지만 있는 집안에 어느 딸을 시집보내 올까 그런 두려움이 있었다. 그만큼 다 컸는데도 뭔가 어미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 것 같아 두리번거리며 기우 같은 애착을 내보이기도 했다.

내가 떠나가도 하나님에 대한 신뢰만 확실하다면 남은 가족 모두에게 이별을 고해도 좋으리라. 부활절이 다가온다. 이 순간도 나의 삶에 함께 한다는 믿음, 그 마음하나면 두려움이 없다. 부활은 죽음을 통해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번째 암씨(癌氏)를 만났을 때 나는 더 열심히 환우들의 병상을 방문했다. 밝고 편안한 옷을 입고서 말이다.

사람이 옷이 되는 경우가 있다. 춥고 허기질 때 함께 있으면 따뜻해지는 그런 사람이 있다. 바로 그리스도란 헐렁한 사람 옷이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맞은 ‘그 사람 옷’은 One size fits all이다.

 세 번째 수필집 <그리고 소중한 기억들> 중에서

김영교 권사의 세번째 수필집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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