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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1/24/18
필라델피아 이글스

필라델피아는 미국의 두 번째 수도였다. 처음엔 뉴욕이 수도였다가, 필라델피아를 거쳐 오늘날의 워싱턴DC는 세 번째 수도다.

필라델피아는 미국역사의 본고장이다. 우선 영국을 향해 장엄하게 독립을 선포하고 독립선언문을 처음 공포한 도시이자 미국 헌법이 제정된 곳이다. 미국독립의 상징인 자유의 종(Liberty Bell)이 보존되어 있고 미국의 독립기념관도 이 도시에 있다.

이곳에서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처음 만들어지기도 했다. 독립군을 이끌던 조지 워싱턴이 어느 날 바느질로 생계를 꾸려가던 퀘이커교도였던 벳시 로스란 여인에게 흰색과 빨간색 줄 13개와 13개의 별이 그려진 종이를 보여주면서 이것을 국기로 만들어 줄 수 있느냐고 부탁을 했고 그 부탁으로 완성된 최초의 성조기가 이 도시에서 탄생된 것이다. 그 벳시 로스 여사의 기념관이 세워 있기도 하다.

또 역사적인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15명이 한자리에 모여 예배 드렸던 크라이스트 처치, 파리를 제외하고는 로댕의 작품이 제일 많이 소장되어 있는 로댕 박물관도 이곳에 있다.

무엇보다도 이 도시는 우리나라 서재필 박사가 활동하던 곳으로도 유명한 도시다. 최초로 미국 시민권자가 된 서 박사는 한인으로서는 최초의 의과대학생, 최초의 한국인 의사였다. 그분에겐 ‘최초’란 수식어가 엄청 많이 붙는다. 한국 최초의 한글신문 ‘독립신문’이 이 분에 의해 창간되었고 이 신문이 최초로 한글 띄어쓰기를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서 3.1 만세운동이 일어나자 서재필 박사는 한인들과 태극기를 들고 필라델피아 시내를 행진하면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호소했던 그 역사적인 도시에 지금도 서재필 기념관, 서재필 기념사업회가 존재하고 있다.

난데없이 필라델피아 역사공부를 하고 나오는 이유는 바로 이 필라델피아 풋볼팀 ‘이글스’가 오는 4일 미네아폴리스에서 열리는 수퍼볼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맞붙게 되었기 때문이다.

1933년에 창단되어 그 동안 3번이나 수퍼볼에서 우승하긴 했으나 1960년 이후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극심한 우승 가뭄에 허덕이던 이글스가 드디어 가뭄을 해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나게 된 것이다.

언제부터 이글스의 팬이냐고요? LA로 이사 와서 이번 시즌 활약이 돋보였던 램스나 차저스를 간간히 응원하는 평범한 앤젤리노로서 무슨 오지랖이 그리 넓어 내가 지금 이글스 박수부대가 된 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번 수퍼볼에선 난 이글스를 응원하겠다고 결심했다. 패트리어츠는 너무 잘하고 또 너무 많이 우승했다. 평준화 차원에서도 이번엔 좀 처지는 팀이 이겨주길 바라는 약자 편들어주기 심리라고나 할까?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 보면 필라델피아 사람들이 얼마나 이글스에 열광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더구나 팀의 심볼인 푸른 독수리가 맘에 들기도 한다. 미국에 불어 닥친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루즈벨트 대통령이 추진하던 뉴딜 정책의 심볼이 바로 푸른 독수리(Blue Eagle)였다.

이글스는 창단 당시 2명의 오너가 이 푸른독수리에 영감을 받아 팀의 상징을 독수리로 정했고 이름도 이글스로 했다. 미국의 국조가 용맹과 지혜의 상징, 볼드 이글(Bald Eagle), 그러니까 대머리 독수리, 혹은 흰머리 독수리인 것처럼 볼드나 불루나 독수리는 얼추 같은 새가 아니던가? 쩨쩨하거나 잔꾀를 부리지 않고 불의와 타협할 것 같지 않은 용맹한 독수리. . 미국은 이 지구촌에서 그 독수리다운 풍채와 품위를 지켜가며 상생의 길을 찾아 가는 리더국가가 되어야 할 텐데 현실은 그게 아닌 것 같아 답답할 때가 많다.

내가 이번 수퍼볼을 앞두고 이글스에 눈길을 주는 이유는 또 한가지가 있다. 지난주일 NFL 컨퍼런스 챔피언십 결정전에서 미네소타 바이킹스를 누르고 승리가 결정된 순간 이글스 쿼터백 닉 폴스(Nick Foles)는 “다른 무엇보다도 더(first and foremost)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 그 분이 아니었으면 난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당하게 중생한 그리스도인이라고 밝히면서 트위터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신자요, 남편이요, 아버지요, 아들이자, 형제”라고 밝히는 사람이다.

이글스는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쿼터백 폴스와 4-5명의 팀메이트들이 YouVersion 성경 앱을 통해 겸손한 마음으로 성경공부를 시작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이들의 페이스북엔 ‘라커룸을 묶어주는 힘’이란 제목의 비디오를 통해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일체감은 신앙심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매주 일요일에 열리는 경기를 앞두고 토요일이면 대부분의 선수들이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경건회를 갖는다는 이글스. . . 수퍼볼에서 꼭 롬바르디 컵을 들어 올려야 승리인가? 이들은 아름다운 신앙을 통하여 이미 이기고 있는 게임을 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난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응원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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