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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6/07/17
“개혁을 통한 성장을 멈추지 마십시오” -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졸업식 격려사
이상명(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올해는 본교 개교 40주년과 종교개혁 500 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입니다. 개교 이래 오늘 제37회 학위수여식에 이르기까지 본교는 모두 736명의 졸업생들을 배출 하였습니다. 먼저 오늘 이 자리에 앉아계신 모든 졸업생들과 타주나 타국에 있는 관계로 참석하지 못한 졸업생들의 학위 취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이 영광스러운 시간이 있기까지 졸업생들을 최선을 다해 지성과 영성으로 가르쳐주신 모든 교수님들과 기도와 물질로 이들을 후원해 주신 총회와 노회 목사님들과 모든 후원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들이 졸업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후원해 주신 가족들과 본교를 믿고 보내주신 부모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졸업생들은 잠시 그 자리에서 다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뒤돌아서시기 바랍니다. 졸업하시는 여러분들이 오늘의 주인공들이지만 오늘의 영광스러운 시간이 있기까지 여러분들을 위해 아낌없이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을 위해 졸업생이신 여러분 모두가 큰 박수와 환호로 감사를 표해 주시기 바랍니다.

격려사를 준비하면서 제가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치른 졸업식의 수를 손꼽아 보았습니다. 모두 일곱 번이었습니다 혹 격려사 준비에 도움이 될까하여 지난 졸업식 격려사를 더듬어 보았는데 어느 한 구절도 기억나질 않더군요. 그때마다 분명 교장 선생님이나 총장님의 격려사를 들었을 터인데도 기억나질 않는 것은 제 기억에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지난 격려사가 형편없었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아마 오늘 저의 격려사도 그러한 운명을 맞이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격려사의 운명을 듬직한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졸업생들에게 한 번 맡겨 보기로 하겠습니다. 격려사의 한 구절만이라도 졸업생 여러분들의 인생 항로에 도움이 된다면 저는 잊어주셔도 좋습니다.

주님 안에서 동역하는 졸업생 여러분들!

졸업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거쳐야 하는 수많은 통과의례(rites of passage)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졸업 자체가 아니라 우리 내부의 변화이고 개혁입니다. 졸업하기까지 우리의 속사람(inner person)이 하나님 보시기에 참사람이 되었느냐 아니면 참 사람 되기까지 얼마나 진보를 이루었느냐 하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우리에게는 진정한 졸업은 없을 것입니다. 빌립보서 3장 12절에서 사도 바울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고백을 합니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졸업이 아니라 진정한 경주자의 삶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학위수여식 혹은 졸업식에 해당되는 영어 단어가 ‘Commencement’인데 이 단어의 다른 뜻이 ‘시작’ 혹은 ‘개시’입니다. 이런 점에서 졸업은 대나무의 매듭짓기와 같습니다. 대나무가 옛 마디 위로 새 마디를 내면서 뻗어 위로 오르는 것처럼 졸업은 우리의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그 위에 새 사람을 입어가는 과정이 아니겠습니까? 새사람을 입어가는 것은 부단한 자기성찰과 끊임없는 자기개혁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세계 곳곳에서 무너진 복음의 터전들을 봅니다. 그 터전 위에 서있는 교회들도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개혁의 외침은 있지만 개혁의 정신과 의지와 실천은 너무나 미약하여 교회는 과연 지속될 수 있는가 하고 제 스스로 물어보게 됩니다. 개혁의 정신을 잃어버린 우리의 신세가 짠맛을 잃어버린 소금처럼 바깥에 버려져 세상의 짓밟힘을 당하고 있습니다. 덩달아 하나님의 성호(聖號)도 우리로 인해 망령되이 일컬음을 받고 있습니다. 개혁이라는 온고잉(ongoing) 프로세스를 밟지 않는 교회는 결국 세상이라는 바벨론의 포로가 되고 말 것입니다.

오늘 졸업하시는 여러분들은 종교개혁의 정신을 늘 기억하시면서 현장에서 치열하게 사역해 나가시기를 기원합니다. 부단한 자기개혁 없이는 결국 세상의 가치와 인습적 지혜에 동화되고 말 것입니다. ‘개혁’이라는 말은 원래 상태(form)로 되돌린다(re)는 말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본질로 돌아가 회복하는 것입니다. 개혁은 교회의 본질 회복입니다. 우리 자신이 또한 교회이기에 우리 안의 깨어진 하나님의 거룩한 형상을 회복해야 교회공동체도 회복됩니다. 우리 자신의 회복 없이는 목회의 회복도 교회의 회복도 없습니다.

종교개혁의 슬로건은 ‘Reformed and always Reforming’이었습니다. 개혁은 항상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들은 항상 깨어서 부단한 자기성찰과 끊임없는 자기개혁을 이루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영혼이 한계가 있는 몸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몸이 한계가 없는 영혼에 소속돼 있다는 것을 필히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성경은 저와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엡 4:13)” 자랄 수 있다고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개혁을 통한 성장을 멈추지 마시고 매일 매일 하나님이 원하시는 참사람을 이루어 나가시는데 전력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이제껏 살아오면서 제 속에서 깨어진 하나님의 형상을 대면할 때도 많았고 숱한 좌절과 실패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땅을 떠날 때까지 이러한 경험은 반복될 것 같습니다. 승리를 원했지만 실패의 횟수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그러나 솔직히 말씀드린다면 그러한 승리를 통해 배운 것보다는 숱한 실패를 통해 제대로 배운 것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실패의 순간에 제 내면의 추하고 어지러운 모습을 제대로 보고서 정신 차린 때가 많았습니다. 실패조차 두려워하여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면 저는 세상의 가장 못난 바보가 되었을 것입니다.

실패가 두려워 아무런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실패한 것은 없겠지만 그 사람의 인

생 자체가 실패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시고 나를 최상의 작품으로 만들어 가실 신묘막측(神妙莫測)하신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리스도 안에서의 온전함을 향해(시 139:14)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졸업생 여러분, 마지막으로 저는 여러분 모두에게 매사 정직한 걸음을 요구합니다. 소 걸음, 우보(牛步)로 느릿느릿 가시더라도 앞으로도 정직하게 학업하시고 순전하게 사역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편법과 불법을 사용하여 남들보다 빨리 간다하더라도 그는 결국 실패하고 맙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취한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 될 수도 없고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없음을 저는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유학생활을 제법 오래 했습니다. 박사학위 취득하기까지 거의 14년을 공부했습니다. 결코 자랑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때로는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때로는 제 능력의 부족으로 남들보다 졸업이 늦었습니다. 그러나 어렵더라도 최대한 정직하게 학업하자고 다짐하며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 여러분 앞에서 총장이 되어 이런 말로 격려하고 있지 않습니까? 격려사가 너무 묵직해서 웃자고 한 이야기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온전함을 추구하며 도전하며 나가시길 바랍니다. 마지막 날 주님께서 여러분 각자의 이름을 호명하시며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하시는 진정한 승리자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이 졸업하시기까지 작은 교사(校舍)에서 함께 생활하는 동안 저와 본교 교직원들도 크게 즐거웠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다른 교직원들에게 실제로 물어본 것은 아니고 이것은 순전히 제 추측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여러분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한가지 당부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사역현장에서 여러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는 귀한 일꾼들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이제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내빈과 하객들께서는 오늘 졸업하는 본교 학생들의 앞날을 큰 박수로 축하해 주시고 축복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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