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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2/22/21
효도 백신
이창민(LA연합감리교회 목사)


서양 문화권과 달리 동양 문화권에서 중요시되는 덕목은 충(忠)과 효(孝)입니다. 충(忠)이 국가에 대한 최고의 덕목이라면 가정에서 부모를 대하는 최고의 덕목은 효(孝)입니다. 자유 민주주의 사회가 되면서 충(忠)은 국가와 군주에 대한 조건 없는 헌신을 강조하는 전근대적인 생각이요, 효(孝)는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더구나 개인주의가 발달하면서 나라와 국가를 먼저 생각하고 헌신하는 ‘충(忠)’보다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가정의 소중함을 인정하고 부모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를 행하는 ‘효(孝)’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을 중시하는 이기주의가 팽배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 시대에 코로나바이러스 팬더믹은 효도하는 모습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더구나 그동안 부모의 일에는 관심도 없던 자녀들이 부모의 안전을 걱정하는 효자 효녀가 되게 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시대의 효자 효녀들은 혹시라도 부모님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봐 바깥에는 나가지도 못 하게 합니다. 인터넷으로 생필품과 먹거리를 배달시키면서 새로운 모습의 효도를 시작했습니다.

 

명절이면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는 대신 문 앞에 음식을 놓고 멀리서 인사만 하고 가기도 하고, 집 앞에 매트리스를 깔고 세배를 하고, 철저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필요한 일만 처리하고 돌아가는 모습도 비접촉 시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효도의 모습입니다.

 

예전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유명 관광지를 찾는 것이 최고의 효도였다면 요즘 최고의 효도는 부모님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맞도록 인터넷 예약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12월에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사용이 승인되고 의료진부터 백신을 접종받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에 나이에 따라 백신 맞을 자격이 주어졌지만, 공급 부족으로 백신을 맞으려면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더구나 정부에서 주관하는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서는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 하는데 그 절차가 무척 까다롭습니다. 부모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이 자유로운 자녀들이 부모님을 대신해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때로는 백신 접종받는 장소까지 모시고 가서 백신을 맞게 해 드리는 것이 최고의 효도가 되었습니다.

 

교우 중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맞았다는 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자녀가 인터넷으로 예약해서 맞았다는 분들입니다. 부모님을 위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 예약을 했다는 자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터넷이나 전화로 예약하기 위해서 서너 시간은 기본이고 며칠 동안 컴퓨터와 씨름했다고 합니다. 저희 집도 장모님께 효도 백신을 맞게 해 드리려고 제 아내가 며칠째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고 있지만, 자리를 못 잡는 것을 보면 효도하기가 쉽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더믹을 지나면서 많은 분이 이제는 부모가 자녀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이 부모를 걱정한다고 하면서 나이가 들었음을 느낀다고 말씀하십니다. 부모 걱정해 주는 자녀들이 감사하고 대견한 것은 물론입니다. 그래도 부모는 부모입니다. 아무리 자식이 부모 걱정을 하고, 장을 봐다 주고,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맞게 해 준대도 가장 큰 효도는 자녀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잘 지내는 것뿐입니다.

 

부모의 자리에서 자녀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효도는 자기 스스로 건강하고 안전하게 잘 지내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나도 그렇다’라는 소리가 마음속으로부터 들려 왔습니다. 그 소리는 하나님의 마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영적으로 건강하게 믿음 안에서 잘 지내는 것을 가장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세상을 의지하지 않고 말씀 안에서 복되게 사는 것을 가장 큰 효도로 여기시는 분이십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나오면서 감염 사태는 조금씩 진정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금만 지나면 백신 접종도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두려움도 곧 물러갈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의 신앙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영적인 백신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라는 말씀이야말로 우리에게 다가온 고난을 물리칠 영적 백신입니다. 그 백신을 맞은 이들은 세상에서 당하는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이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뿐 아니라 우리의 자녀들도 믿음 안에서 영적 건강을 유지하므로 하나님께 효도하는 인생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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