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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11/19/20
‘테스형’ 노래에 담긴 신앙적 의미
이준수(목사, 남가주밀알선교단 영성문화사역팀장)


‘가황 나훈아’가 지난 추석특집 콘서트에서 불렀던 ‘테스형’이란 노래가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라며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에게 힘든 삶의 원인을 묻고 하소연하는 내용의 가사가 현재의 어려운 상황, 어지러운 시국과 맞물려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다.

 

원래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쓴 곡인데 아버지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면 곡의 분위기가 무거워지므로 대신 소크라테스를 친근하게 부르는 호칭인 ‘테스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한다.

 

흔히 소크라테스 하면 “너 자신을 알라(Know thyself)”라는 유명한 경구가 떠오른다. 이 말은 ‘자기 수준을 깨닫고 분수에 맞는 삶을 살아라’라는 뜻으로 해석되곤 하는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서양 철학의 아버지, 유럽 문명의 설계자라고 불릴 만큼 위대한 학자였지만, 항상 자신이 모든 것에 무지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제자들과 수업을 진행할 때 토론과 논증의 방식을 즐겨 사용하곤 했는데, 이처럼 상대와 끊임없이 대화하다 보면 무언가를 ‘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진리에 도달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매우 어려운 것이어서 자신은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였다.

 

오직 알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면 자신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 뿐이었다고 하는데, 이를 철학용어로 ‘무지의 지(Docta Ignorantia)’라고 부른다.


반면에 당대의 유명 지식인들, 즉 ‘소피스트’라고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자신들이 무지하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오히려 본인들이 세상의 이치에 대해 많이 안다고 착각했고 이 알량한 지식을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팔았다.

 

특히 소피스트들은 극단적인 현실주의를 신봉하여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고 상황마다 모든 것을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는 상대주의적 입장을 취했던 반면, 소크라테스는 선과 진리는 시공을 초월해 변함이 없이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것인 만큼 우리는 항상 진리 앞에 겸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소피스트들의 견해가 더 큰 지지를 받았고 소크라테스는 이단아 취급을 당했지만, 절대적 유일신을 섬기는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초월적, 보편적 선을 주장했던 소크라테스가 더 높은 평가를 받게 되었으며 소피스트들은 글자 그대로 ‘궤변론자’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씌워지게 되었다.

 

‘테스형’ 노래 가사에서도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이란 구절이 나오는데, 소크라테스가 말한 ‘무지의 지’란 개념을 적절히 표현한 것이라 생각된다.

 

추석특집 콘서트에서 나훈아는 “노래 한 곡 만들기 위해 엄청난 양의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 ‘테스형’ 역시 소크라테스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지은 노래인 것 같아 커다란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테스형’의 가사에서처럼, 또 소크라테스의 주장처럼 세상이 왜 이런지, 과연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이언제까지 지속되며 사람들이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

 

단지 우리가 아는 것은 이 고통과 시련의 시간 역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시간이고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영광 받으시며 당신의 위대한 뜻과 섭리를 우리에게 드러내실 것이란 사실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하심이 사람보다 강하니라”라는 고린도전서 1장에 실린 바울 사도의 고백처럼 우리의 무지를 겸손히 인정한 채 하나님의 뜻을 좇고 지혜를 구해야 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아는 데에 만족해야 했지만, 우리는 우리의 무지와 연약함을 넘어 하나님께서 그 무지와 연약함을 통해서도 새로운 역사를 이루어 가신다는 것을 확실히 알며, 우리를 위해 준비하고 계시는 새 하늘, 새 땅에 대한 분명한 기대와 소망이 있기에 소크라테스보다 훨씬 더 큰 복이 있다고 믿는다.

 


▶필자 이준수 목사

이준수 목사는 2009년 5월 시카고 부근에 위치한 트리니티신학대학원(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에서 목회학 석사 프로그램을 마치고 남침례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아 현재 남가주밀알선교

단에서 장애인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출생 직후 심한 황달로 평생 뇌성마비 장애를 앓게 되었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부모님의 헌신적인

노고로 서강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는 등 한국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와 UCLA 역사학과 대학원에서 유럽역사 전공으로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하였고, 클레어몬트

신학교에서 기독교 역사를 공부했다. 또한 지난 2000년에는 귀한 자매도 만나 결혼하여 현재

쌍둥이 남매를 둔 가장으로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비록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수많은 고난과 시련을 겪어왔지만 그 이상으로 뜨거운 축복과 은혜를

내려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찬양을 올려드린다.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 속에서 지금까지

온전하고 바른 삶을 살아온 만큼 주님의 충실한 종으로서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며 그동안 받았던

모든 은사들을 어렵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나누는 헌신의 삶을 살 것을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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