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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3/04/20
예수님의 ‘자가격리(自家隔離)’
이창민(LA연합감리교회 목사)

한국을 방문 중인 은퇴 목사님 한 분이 고국 소식을 이렇게 보내왔다.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닙니다." 조금 과장이 섞였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표현이다.

전쟁이라면 싸울 대상이라도 분명하겠지만,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사람을 쓰러트리는 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사람을 통해 감염되는 병이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가 소원해진다. 악수도 하지 말라고 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도 말라고 한다.

그러는 사이 한국에서만 수천 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수십 명이 사망했다. 각종 행사나 공연, 운동 경기는 물론, 예배마저 모일 수 없게 되었다. 일단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확진을 받았다든지, 의심 증상이 있으면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어려움은 국가적 재난으로 발전했다.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하고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입국 금지를 당하고, 격리당하는 등 따돌림과 눈총을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사람들 사이의 접촉을 줄이고, 건강관리를 잘해 면역성을 높이는 것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 위험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한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자가격리’하는 이들이 미국에도 나오고 있다. 한국이나 중국을 방문한 이들은 물론이고, 다른 곳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자가격리’는 감염 전파 방지를 위해 격리 장소 외 외출을 삼가고, 가족을 포함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자제한 채, 독립된 공간에 혼자서 생활하는 것을 말한다.

‘격리(隔離)’라는 말은 ‘멀리 떨어지게 함’이라는 뜻의 한자어로, 영어로는 ‘쿼런틴, Quarantine’이라고 한다. ‘쿼런틴, Quarantine’이라는 말은 14세기 유럽에 흑사병이 유행할 때, 이탈리아의 항구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40일간의 격리 기간을 지내야 했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이탈리아어로 40일을 뜻하는 ‘Quaranta giorni’에서 온 말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온 세계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사순절을 맞았다. 사순절은 기독교에서 중요하게 지키는 절기다. 부활절 전, 주일을 제외한 40일을 사순절이라고 하는데, 이 기간 동안 기독교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의미로 금식과 절제를 포함한 경건 생활에 힘쓰는 전통을 지킨다.

예수님도 사역을 시작하시기 전에 광야에서 40일을 굶으셨다. 일종의 ‘자가격리’였다. 예수님은 육체의 욕망을 물리치시면서 공생애를 시작하셨다. 사순절은 예수님의 ‘자가격리’를 기억하며 우리도 세상의 죄와 욕심, 사치와 허영에서 벗어나기 위한 영적인 ‘자가격리’를 하는 절기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자가격리’가 감염의 확산 속도를 줄이고, 사회적 안전을 추구한다면, 영적인 ‘자가격리’는 믿음의 진보를 가져올 것이다. 이번 사순절이 지나고 부활의 기쁨이 온 세상을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 채울 때쯤이면 ‘코로나바이러스’도 한풀 꺾이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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