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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11/06/19
다리 놓는 민족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을 품고 있는 아주 특이한 나라다. 이 나라 최대도시인 이스탄불도 유럽 이스탄불이 있고 아시아 이스탄불도 있다. 터키의 독특한 지형 때문이다.

두 개의 해협이 이 나라를 유럽과 아시아로 갈라놓는다. 다르다넬스 해협은 에게해와 마르마라 바다를 잇고 이 마르마라 바다에서 흑해를 잇는 해협이 보스포러스 해협이다. 그러니까 지중해에서 에게해를 거쳐 흑해로 가려면 우선 다르나넬스 해협, 마르마라 바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지나야 성공할 수 있다.

나는 지난달 보스포러스 해협을 지나 마르마라 바다를 유람선을 타고 지나가 보았다. 며칠 후 터키 기독교 성지순례를 마치고 그리스로 이동하는 날에는 다르다넬스 해협을 건너 그리스로 건너갔다. 트로이 목마로 유명한 드로아에서 사도 바울은 배를 타고 그리스의 네압볼리(지금의 카발라)로 이동했지만 우리는 버스로 이동하기로 하고 차나칼레에 도착했다. 그리고 거기서 대형 관광버스를 통째로 배위에 싣고 가는 카페리를 타고 다르다넬스 해협을 건넜다. 카페리로 해협을 건너는 데는 채 1시간도 안 걸린다. 뻔히 건너편이 보일 정도니까. .

왜 여긴 다리가 없을까? 나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건너편도 유럽 쪽 터키 땅이기 때문에 같은 나라에서 이게 무슨 불편함인가?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 알고 보니 이스탄불과 흑해로 들어가는 대형 화물선박이 쉴새없이 왕래하는데 그걸 방해하기 때문에 다리를 못 짓는다는 것이다. 그때는 그렇구나 하고 지나갔다.

성지순례를 끝내고 집에 와서 지난주 신문을 읽다보니 그 다르다넬스 해협에 다리가 생긴다는 기사가 뜬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세계 최장의 현수교를 짓는다는 기사였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다리를 짓는 사람들이 다름 아닌 한국의 대림산업과 SK건설이 공사를 맡게 되었다는 것이 아닌가? 터키는 워낙 한국하면 ‘형제의 나라’로 알고 언제나 우호적인데다 한국의 건설능력은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으니 아마도 그런 대공사 수주에 성공했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해 졌다.

다르다넬스 해협은 터키와 아시아를 넘보던 유럽 열강들이 쳐들어오던 입구였다. 이 해협에서 진을 치고 있다가 열강의 침략을 보기 좋게 물리치면서 오스만 제국을 굳게 지켜오던 이가 바로 무스타파 아타튀르크 장군이었다. ‘터키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오스만 제국을 굴복시키고 터키 공화국을 건설한 사람이다. 초대대통령이 되어 그는 터키에서 술탄제도와 종교재판을 없애고 여자가 머리에 쓰는 차도르도 없애면서 서구식 민주주의를 도입한 위대한 정치가였다. 그의 승전가가 울려 퍼지던 바로 그 다르다넬스 해협위에 한국인들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장의 현수교를 건설하다니!

문제가 되었던 대형 화물선의 왕래를 위해 서울의 63빌딩 높이의 두개 대형 주탑을 쌓아올리고 그 탑에 케이블을 매다는 형식으로 다리를 놓는 현수교. 대표적인 현수교 하면 우리는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떠 올리면 된다. 높이 10미터의 블록을 수십개 쌓아올려 63빌딩 높이의 탑을 쌓으려면 2023년까지 걸리는 공사라고 한다. 공사비는 모두 3조 2천억원. 완공되면 10분이면 아시아에서 유럽에 도달할 수 있다.

코리안의 건설기술이 뛰어나 세계최장의 차나칼레 현수교를 짓는다니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그런 민족이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잇는 다리까지 건설할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자랑스러울까? 세상은 분열과 반목으로 도처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더 하다. 지금은 대통령 탄핵조사까지 벌어지고 있어 나라가 두 동강이가 날 처지에 있다. 그럴수록 우리는 다리건설자, 브릿지메이커가 되어야 한다.

지난주 LA 한인타운의 한 봉사단체가 매주 한번 씩 한인타운 인근에 있는 맥아더 공원에 나가 청소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맥아더 공원은 맥아더 장군을 추모하는 공원이니 우리와도 가까울 것 같으나 더럽고 지저분하다고 한인들이 외면하는 공원이다. 그러나 중남미 이민자들에겐 쉼과 여가를 즐기는 최고의 안식처다. 지저분하다고 한인들이 외면하는 그 공원에 빗자루를 들고 나가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바로 다리를 놓는 일이다. 가까운 듯 멀게 느껴지는 히스패닉 이민자들에게 다가서는 마음의 다리가 그것이다.

다리가 필요한 곳이 어디 거기 뿐 일까? 사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천국과 세상 사이의 다리를 놓는 구원의 다리건설자들이긴 하지만 대놓고 세상을 향해 구원, 구원부터 외치기 전에 이웃들에게 친절과 우정으로 마음의 다리를 놓는 겸손한 브릿지메이커가 우선되어야 한다.

차나칼레 대교를 짓는 위대한 코리안, 차로 건너는 다리뿐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미움과 분노의 해협을 관통하여 평화와 사랑의 다리를 놓는 민족으로까지, 거기까지 나아가는 위대한 코리안이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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