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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8/07/19
“신앙에는 묘수가 없습니다”
한의준(하와이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 목사)

바둑을 두는 사람이라면 바둑기사 이창호를 모를리 없을 것입니다. 16세에 세계 정상의 자리를 차지했고, 전성기에는 한.중.일 3국의 대회를 전부 휩쓸었습니다. 돌부처라 불리는 그는 바둑계의 고수 중에서도 고수입니다. 이창호 바둑의 가장 큰 특징은 묘수가 적다는 것입니다. 묘수란 바둑에서 수가 나지 않을 듯한 곳에서 나오는 절묘한 수를 말합니다. 때로는 이 묘수 하나로 곤경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다 진 경기의 형국이 바뀌고 심지어 승리의 한 수가 되기도 합니다.

어느 날 기자 한 명이 그의 바둑 스타일에 대해 이창호에게 물었습니다. 이창호는 한 참 생각하더니 대답합니다. “저는 묘수를 두려고 하지 않습니다.” 기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왜죠? 묘수는 이길 확률이 가장 높은 방법이잖아요!” 그러자 이창호는 답합니다. “저는 모든 대국에서 51퍼센트의 효율만 추구합니다.” 모두가 아는 대로 바둑은 효율이 높을수록 우세한 게임이며 효율 높은 바둑을 두는 것이 모든 바둑의 기사들의 목표인데 51퍼센트의 효율만 추구한다니 기자는 어안이 벙벙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가 51퍼센트의 효율만을 추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답은 다음 질문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51퍼센트 효율의 안정적인 수를 두는 것과 100퍼센트의 묘수 한 번 중에 어느 쪽이 승률이 더 높을까요? 묘수는 아름답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함정과도 같습니다.

사람은 보통 냉정하지 않는 순간에 한방을 날립니다. 성공하면 이내 득의양양해져 집중력을 잃게 되고 다음 순간에 무리한 묘수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51퍼센트의 효율이라면 모든 게임에서 매번 안정적으로 차곡차곡 한 수 씩 쌓아나가며 반드시 승리하게 돼있는 것입니다. 나아가 묘수의 가장 큰 결점은 신의 한 수의 영감을 받아야 하는데 매번 번뜩이는 영감을 받을 수 없기에 그 영감이 다하는 날 바둑의 인생도 끝나는 것입니다.

신앙도 이와 같습니다. 51퍼센트 효율이 담고 있는 꾸준함과 반복과 훈련으로 세워진 믿음의 연단이 신앙생활의 승리의 비결인 것입니다. 100퍼센트의 번뜩이고 반짝이는 영감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지만 그러나 그런 영감이나 신비한 체험의 단점은 매번 반복이 불가하고 노력과 훈련으로 얻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영감과 신비한 체험이 필요하다고 해서 마냥 앉아서 그 황홀한 경험이 내게 임하기만 기다릴 수 없는 것입니다. 대신 51퍼센트의 효율성으로 하루하루 예배와 말씀과 기도와 섬김을 통하여 한 집 한 집 믿음의 울타리를 차곡차곡 쌓아갈 때 100퍼센트 영감이나 신비한 체험이 줄 수 없는 흔들림 없는 견고한 믿음으로 승리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묘수는 고수에게 최대의 장애물이며 신앙에는 묘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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